기금 출처가 중요한가? / 미치 알트먼

Mitch Altman. 2012. "Hacking at the Crossroad: US Military Funding of Hackerspaces." Garnet Hertz ed. Critical Making. MAKE.

번역
4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 만들자 마라톤을 위한 읽기꾸러미 (2013.11.01) http://apap.or.kr/making_marathon
기획: 만들자연구실 디렉터 최태윤, 공원도서관 디렉터 길예경
편집: 길예경, 최태윤
옮김: 조동원 (jod@unmake.org)

 

아래 글 "기금 출처가 중요한가?"에서 미치 알트먼은 현재 만들기 관련 상품의 최대 박람회인 동시에 아마추어 메이커들의 전시장인 ‘메이커페어’가 미국방성 소속 연구기관인 DARPA의 후원을 받기 시작한 것을 밝힌다. 그리고 초창기 ‘메이커페어’의 영웅상 수상자로서 이 사실의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 (최태윤)

 

 

기금 출처가 중요한가?

왜 나는 ‘메이커페어Maker Faire’가 (대의를 위해) 군사적 기금을 받은 이후 그들을 돕지 않기로 했는가?

 

미치 알트먼 Mitch Altman

2012년 7월 8일


나는 사람들이 그들이 좋아하는 걸 찾고 해보도록 돕는 일을 좋아한다. 이는 내가 하고 있는 거의 모든 일을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주된 이유다. 티비-비-건TV-B-Gone이라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리모콘을 발명하고 제조하고 파는 것도, 샌프란시스코에서 (내가 너무 좋아하는) 노이즈브리지 해커스페이스Noisebridge hackerspace를 공동 설립한 것도, 세계를 여행하며 (내가 너무 좋아하는) 다른 해커스페이스를 돕는 것도, (내가 너무 좋아하는) 메이커페어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납땜을 가르쳐 줄 수 있는 대규모 하드웨어 해킹 구역을 만드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 부었던 것 모두 다 내가 좋아서 한 일이다.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즐겨 하고 싶어하는 게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 그것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일 수 있는지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는 여러 이유들 때문에 말이다. 어떤 이들은 기회를 얻지 못하고, 다른 이들은 시간을 내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닐 수 없고, 또 다른 이들은 여러 책임과 의무에 과중한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

좋아하는 일을 쉽고 즐겁고 (그리고 잘 될성싶게) 탐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 한가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걸 지지해주는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일이다. 해커스페이스나 메이커페어 같은 곳에서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탐구하고 직접 해보고 있다. 이러한 공동체에서라면 너무도 쉽게 영감을 얻을 수 있으며, 두려움을 극복하고, 그렇지 않았다면 마주치지 못했을 멋진 아이디어와 활동에 노출된다.

더 나아가, 불행하게도 미국에서 “교육”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교육 관료주의를 위한) 표준화된 시험 성적에 더 관심을 둔 것일 뿐 한 제대로 된 교육이 아니다. 우리 각자가 살고 싶어하는 삶을 살기 위해 각자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도록 해야 하는데 말이다. (다른 나라의 교육 시스템도 그러한 교육으로부터 멀어지도록 하는 고유의 문제들이 있다.) 해커스페이스와 메이커페어는 일부 사람들을 위해 그런 진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더 많은 해커스페이스와 더 많은 메이커페어가 있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기회를 갖도록 할 수 있다면 멋지지 아니한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다!

하지만, 물론 그렇게 하자면 돈이 든다.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우리는 그러자고 돈을 벌고 싶어 하는가? 돈을 벌기 위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싶은가? 돈이 어디서 오는지 중요한가? 우리가 뭔가 행하는 것에서의 어떤 변화가 우리의 정체성을 바꾸는가?

내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이런 문제들이 우리가 곰곰히 생각해 보고 각자의 답을 내볼 만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답이 각자의 것이라면, 다른 이들이 낸 답에 따라 나는 무엇을 하고 싶어하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가?

나는 메이커페어를 사랑한다! 2006년에 있었던 첫 메이커페어 이후로 이것은 내 삶의 일부로서 크나큰 즐거움이 되었다. 이것은 여러 방식으로 내 삶을 보다 더 낫게 변화시켰다. 수많은 사람들의 삶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계속 그럴 것이다.

그래서, 메이커페어가 미국방고등연구기획국(DARPA)의 기금을 받고 있는 멘토The Manufacturing Experimentation and Outreach (MENTOR) 프로그램에 합류하게 되자 이제 나는 이것을 돕지 않아야겠다고 결정한 일은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2011년 9월, 뉴욕에서 세계메이커페어가 시작될 때, 나는 “제작자 관련 교육과 기술에 대한 열린 접근이라는 대의에 상당히 기여”한 바를 인정받아 첫 번째(이자 마지막이 된) ‘미치 알트먼 제작자 영웅상’을 수상했다. 그런 영예를 입게 된 것은 황공할 만큼 감동적인 것이었다. 그것이 나의 마지막 메이커페어라는 것을 당시에는 상상도 못했다.

이틀 후, 세계메이커페어가 끝날 무렵, 축제를 여는 데 힘을 보탠 사람들을 위한 감사의 저녁만찬에서 <메이크MAKE > 지와 메이커페어를 창시한 데일 도허티Dale Dougherty가 우리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격려했다. 그리고 그는 진짜 좋은 소식을 끝에 가서야 말했다. 메이커페어가 수천 개의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손수 제작해 보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자금, 천만 달러를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그는 거의 지나가는 말로 그 기금이 국방고등연구기획국에서 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어떤 이들에게 그런 사실은 별 영향이 없었을 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크게 한 방 얻어 맞은 것 같았다.

내가 일해온 어느 곳에서든 예외 없이, 나와 내 동료들이 만들어 낸 멋진 작업들을 누군가가 군사적 목적으로 쓰고 싶어했다. 이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내게 그것은 매번 하던 프로젝트를 그만두도록 한 일이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나의 첫 번째 일거리는 애플Ⅱ컴퓨터를 위한 게임을 제작하는 것이었는데, 군대에서 그것을 살상용 헬리콥터의 모의 훈련 기기로 변형해 쓰기를 원했다. 우리가 가상현실을 개발하던 회사에서, 그리고 내 인생의 3개월을 투자해 가며 중앙플로리다대학의 가상현실 시스템을 만들던 곳에서도,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그 시스템을 구입한 곳의 배후에 군대가 있었고, 그것을 3차세계대전 모의 훈련 기기로 사용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내 딴에 메이커페어는 그런 애매한 사안이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가 뭘 몰랐던 모양이다.

2007년만 해도 몇 군데 안 되던 해커스페이스가 최근에 이르러 천여 개로 늘어나(고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마당에, 그리고 메이커페어가 이제 거대 기업들의 후원을 받게 되면서, 우리가 하나의 시장이 될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이들에게 우리가 그들의 목표를 위한 기회로 비춰졌다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의 목표는 내 목표와 일치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수개 월 동안 최선의 일이 무엇인지 결정하려고 애썼다. 내가 메이커페어에서 지금껏 해 온대로 계속 도와야 하나, 그러면서 일정하게 국방고등연구기획국과 그들의 목표를 도와야 하는가? 내 삶의 커다란 즐거움의 원천을 줄이면서까지 돕는 것을 이제 그만두어야 할까?
나는 국방고등연구기획국의 목적이 뭔지 조사해봤다.

그 웹사이트에 가보니 그들의 임무는 [기초과학의] “근본적 발견과 그 군사적 사용 간의 틈을 메울 수 있는 혁명적이고 핵심이 되는 연구를 후원함으로써 미군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기술적 기습이 우리의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그 임무 수행을 위해 연간 32억 달러의 예산이 확보되어 있다. 우리나라 군대가 단지 방어를 위한, 나라의 안보를 위한 것이라면, 나는 국방고등연구기획국의 임무에 아무 문제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내가 이해하는 한, 우리 군대는, 그런 목적도 있지만, 1차적으로는 군수업체들을 위한 거대한 이윤 창출의 수단이다. (다른 나라의 사람들에게 그리고 우리 나라의 안전과 안보를 위해서도 비극적 결과를 가져오는 데도 말이다.)

메이커페어의 사람들이 멘토 프로그램이라고 부르는 사업을 위해 받게 된 방고등연구기획국의 기금도 살펴봤다.

국방고등연구기획국이 표명하고 있는 기금의 목적은 가용할 고급 기술자의 숫자를 늘리는 데 있다. 그것이 필요하다고 명시한 이유는 이렇다. 미국 교육 시스템이 고급 기술자를 육성하는 데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기금은 매년 갱신된다. 이미 언급했듯이, 나는 여러 나라의 교육 시스템이 부적절하다는 데 동의한다. 나 자신은, (군대 말고) 사람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사람들을 위해 교육적 기회를 창출할 것을 고대한다.

모든 일은 장단이 있다. 어떻게 나는 이 기금의 돈이 가져올 좋은 결과와 내가 인지하고 있는 부정적인 결과 사이의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중간 지점이라고 할만한 것이 있었을까? 나는 국방고등연구기획국의 돈과 연관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고심하면서 데일과 길게 통화를 했다. 우리는 그런 방법을 찾지 못했다.
몇 주동안 더 답을 찾으려 애쓰다가, 나는 결국 나의 목적과 일치하지 않는 국방고등연구기획국의 목표를 돕는다는 사실을 아는 채로, 여지껏 해왔듯이 메이커페어를 돕는 일이 기분 좋을 리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메이커페어를 다치게 할 마음이 없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중함으로 짧고 단순하며 진심어린 공지를 올렸다. 아래는 내가 소셜네트워크에 올린 전문이다.

미치 알트먼. 2012년 4월 2일. 공개

이제 공식적으로 발표한다. 미국의 메이커페어가 국방고등연구기획국의 기금을 신청하고 받게 되어 나는 올해부터 이 일을 도울 수가 없게 된 것을 심히 애통하게 생각한다.
메이커페어가 더 이상 국방고등연구기획국과 관련을 맺지 않게 된 후에 다시 함께 일하며 어울릴 수 있게 될 것을 고대한다.

내 글에 대한 반응으로 예측하건대, 메이커페어를 운영하는 기업인 오라일리 미디어O’Reilly Media의 대표가 내 글에 상당히 화가 났고, 아마도 나에게 나쁜 감정을 품고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메이커페어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다시는 갖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나를 더욱 슬프게 한다(한숨).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이 문제에 대해 기분 좋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하고 바랬지만 그러지 못했다. 내가 국방고등연구기획국을 도울 거라는 생각을 했다면 기분이 더욱 나빴을 것이다.

내가 고민했던 것을 더 설명하자면,

기금의 출처가 중요하지 않다면, 정치인들은 어떠한 개인이나 기업으로부터도 “선물”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붙들어 줄 끈이 없게 되는 것이 아닌가? 돈이 선물이고, 정치인은 그 돈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맘대로 할 수 있게 된다.
그 선물이 매년 갱신된다면, 이듬해에도 기금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종류의 일들을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혹은 그렇지 않게) 더 이상 하지 않고 싶어할까? 우리는 점점 더 돈이 되는 일을 하고, 우리가 사랑하는 일을 덜하게 될 것인가?
보다 강력한 마케팅의 형태에서 나타나듯이, 왠지 ‘당신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머리에 비듬이 있어서, 뭔가 해를 끼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해서) 부적절한 상태임을 보여주고, 그런 다음 따뜻한 인사치레의 감정을 실어 어떤 생산물 X를 썼더니 나아진 사람들을 알려준다 – 그것은 펩시가 될 수도 있고, 정당 후보일 수도 있으며, 기업의 환경에 대한 “관심”일 수도 있다. 이것이 반복되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그 X 생산물을 사고야 마는 것이다. 이 국방고등연구기획국의 기금의 경우, 부적절함은 당신의 교육적 기회(혹은 당신의 프로젝트 예산)이고, X 생산물은 미군이다.

모든 선택에는 장단이 있다. 기금의 선택에도 마찬가지다. 국방고등연구기획국의 기금은 국방고등연구기획국의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기금을 받는 것은 자신의 목표를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 각자는 장단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수 있다. (아마도 보다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극단적인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로켓 과학자 베르너 폰 브라운Wernher von Braun(1912~1977)은 그의 우주 프로그램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독일 군대의 기금을 받기로 선택했고, 일이 잘 진행됐다! 독일 군대의 목표도 이루게 되었다. 그 결과 런던의 민간인들은 미사일 폭격을 맞고 죽음과 고통을 겪어야 했다.
국방고등연구기획국이 사람들을 위한 기회를 창출한다면, 그것은 보다 많은 사람이 국방고등연구기획국이나 미군의 다른 조직에서 일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군대를 위해 일하게 되면, 일부는 그들이 사랑하는 일을 하게 될 수 있다. 다른 이들은 단지 일자리를 얻는 것이다. 이 일자리는 그들이 사랑하는 일을 탐구하고 손수 제작해 보는 데 도움이 될까?
교육과 같이 가치있는 노력을 위한 돈이 더 이상 그런 노력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에 의해 마련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군대가 기금을 대는 것은?
이 선출되지 않은 관료들은 우리 나라와 미래를 위해 우선적으로 돈을 써야할 곳을 결정해도 괜찮은 사람들인가?

이 모든 것들에 분명하고, 절대적으로 옳고 그른 답은 없다. 해커들과 해커스페이스에게 국방고등연구기획국 기금에 지원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우리가 이 기회들을 숙고하면서 자신의 선택을 내리는 것은 각자에 달린 것이다. 내 바램은 우리의 삶과 주변의 여러 사람들에 있어 보다 더 많은 성취를 창조할 수 있는 선택을 내리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각자는 우리 선택의 결과로부터 무언가 배울 수 있(고 새로운 선택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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